죽음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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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자화상 將無能作有(장무능작유)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드는 데 畵貌己傳言(화모기전언) 그림으로 모습을 그렸으면 그만이지 무슨 말을 덧붙이랴 世上多騷客(세상다소객) 세상엔 시인이 많고도 많다지만 誰招已散魂(수초이산혼) 그 누가 흩어진 나의 영혼을 불러 주리오. 연담김명국(蓮潭 金命國)김명국의 명작으로 취필이 분명한 달마도가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연담다운 작품으로생각하는 것은 '죽음의자화상'인 이 그림이다. 상복을 입은 채 지팡이를 비겨 잡고 어디론가 떠나가는자의뒷모습을 그린 것인데 그림 윗쪽에마구 흘려쓴 화제를 보면 저승으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서 고금에 자화상은 많고도 많지만 죽음의 자화상은 달리 찾아볼 수 없다. 연담에게 술은 창작의 촉매제이자 삶과 죽음을 초월한 경지로 들가게 한 묘약이었나보다. -명지대 교수 유흥준 (미술사)/조선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