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43.110629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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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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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높은 정신세계를 가진
고등 동물에게만 존재하기에,
인간이면 누구나 숙명적으로 고독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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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우리 인간의 한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서
어느 누구도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없는 ‘홀로 있음’의 자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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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홀로 있어도 열려 있지만,
고립은
함께 있어도 막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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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세상 한 복판에서도 고요하지만,
고립은
고요 속에서도 혼란스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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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느님과 통교하는 장소이지만,
고립은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힌 분열과 단절의 장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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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간은 고독한 자리에서만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충만해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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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한평생 늘 고독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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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당신 사명을 홀로 감당하시며 사셔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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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혹심한 유혹에 시달리실 때도,
오천 명을 먹이시고 난 뒤 군중의 환호를 뒤로하시고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실 때도,
그분 삶의 한가운데에는 고독이 자리 잡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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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실 때
십자가상에서 성부 하느님마저도 침묵하실 때,
예수님의 고독은 절정에 이르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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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은
이런 고독과 친구가 되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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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온갖 유혹에 시달릴 때도,
사람들에게 얻은 인기와 환호에도,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 있어도,
고통 중에도,
신앙인의 고독은 삶의 그 모든 순간에
오로지 우리의 보호자이신 성령께 의탁하며
진리에 머무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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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우리는
무한하신 주님께 마음을 열고
그분을 바라보며
세상의 모든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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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