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슬픔
이별보다
더 아름다운
슬픔은 없다.
수없이 망설이며
사랑하는 것들을
떠나보낸 뒤,
하얀 라일락 향기로
피어오른 나의 눈물,
이별은
야속하게
손을 내밀지만
서늘한 눈의
자비를 베풀며
떠나려 한다.
철없는 나를
거울 앞에 세워
새 옷을 입혀놓고
돌아서는 친구.
내가 비로소
유순한 영혼으로
당신께 돌아와
문을 여는 자유.
사무치던 서러움은
새가 되리라.
훨훨 날으고 싶은
기도와 뉘우침의 산실(産室),
이별보다 더 후련한
비애는 없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