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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시인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짜낸 시의 즙을 단숨에 마셔버리는 건 아무래도 미안하다 좋은 것일수록 아끼며 설레이며 조금씩 마시다 보면 나도 어느 날은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포도주빛 황홀한 예감 시의 음료에 천천히 취해 잠이 들면 시는 내 안에서 어느새 피와 물이 되어 내 영혼을 적신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