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54.111116 주님과의 만남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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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람들의
임종 모습을 보면
대부분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걱정하기보다
이승의 인연을 더 많이 걱정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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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자식 걱정, 배우자에 대한 염려,
영원한 이별에 대한 고통과 아쉬움이
한껏 남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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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약할수록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는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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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제나 수도자는
세상 것에 미련이 없기에,
오히려 곧 닥칠 죽음 저 너머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더 짙게 밀려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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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뜻을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가르치며 살았지만
아는 만큼 살지 못하여
막상 주님 앞에 나서려는 순간
더 많이 후회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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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지의 세계를 향한
죽음 앞에서
두려워할 수밖에 없고,
죽음의 언저리를 맴돌며
혼자서
힘겹게 고통을 이겨 내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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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영적으로 민감하게 살았던 사람일수록
죽음을 앞두고 더 많은 유혹에 시달리고
더 많은 두려움을 느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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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성인들도
죽음 앞에서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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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위에서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고 외치실 정도로
빈 하늘을 바라보시며
매우 고독한 상황을 표현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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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모든 사람이
그동안 입었던 옷을 벗고
벌거숭이로 주님을 만나야 하는
절대 고독의 순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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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은
그가 입고 있던 옷이
고상할수록 벗어야 할 고통도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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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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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약하고 비굴하고
죄스러움을 안고 살기에,
주님 가까이에서
그분의 자비에 기대어 사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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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사제나 수도자,
교회에 열심인 봉사자들을
세상을 초탈(超脫)한 사람으로 불필요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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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들의 약함을 통하여 일하시는
주님을 더 깊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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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