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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日登白嶽(구일등백악)백악에 오르다

靑峰人立白雲中(청봉인립백운중)

                                    흰 구름 속 푸른 봉우리에 사람이 올라서니

眼與天長直到窮(안여천장직도궁)

                                              하늘 끝 까마득히 눈길이 뻗어가네.

海出喬桐浮遠碧(해출교동부원벽)

                                    교동도 너머 먼바다에는 푸른 물결 떠 있고

日歸若木有餘紅(일귀약목유여홍)

                     약목(若木)으로 해가 돌아가며 붉은 노을 풀어놓았네.

如今始識東方大(여금시식동방대)

                                           동방이 이렇게 큰 줄 이제야 알았나니

終古皆稱北嶽崇(종고개칭북악숭)

                                            북악의 드높음을 예로부터 칭송했네.

醉舞龍山還未得(취무용산환미득)

                                         용산에서 술에 취해 춤추지는 못한대도

謾將頭帽倚西風(만장두모의서풍)

                                       모자를 벗어 던지고 서풍에 몸을 맡기네.

순조의 외조부 금석(錦石) 박준원(朴準源·1739~1807)은 가을철 서울 북쪽의 백악에 올랐다. 북적대던 도심을 벗어나 푸른 산 정상에 오르자 시야가 툭 트여 하늘이나 구름과 눈이 마주친다. 서쪽 하늘 끝 교동도 저편으로 푸른 바다가 몸을 드러내고, 그 바다 밑으로 해가 내려가며 붉은 노을을 가득 펼쳐놓았다. 그동안 늘 작은 나라, 비좁은 성 안에 산다고 불평했었다. 백악에 오른 오늘 사방을 조망하고 나니 우리 동방이 작지 않고 큰 나라임을 새삼 느꼈다. 보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달라졌다. 그렇게 오늘은 기분이 호쾌하니 모자를 벗고 서풍에 나를 맡겨도 좋겠다.*약목(若木): 해가 지는 곳//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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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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