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의 감화력

시 두레 2016. 10. 11.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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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의 감화력

         곁에 은자가 즈믄해 고요인 양

         단좌하여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엄청 맑아진 공기를 느껴요.

        시력도 좋아진 듯 먼 산 바위의

        주름살이나 이끼도 보여요.

        먹통이던 귀도 열려서

        은자의 가슴속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들려요.

       그러면 나도 살고 싶어져서

        입 밖에 소리 내죠. 작은 목소리로.

        아, 기쁘다. 그러면서도 이 어인 눈물이뇨?

       그것은 찬미의 눈물이랍니다.

       은자의 공덕을 따라서 기뻐하는. /박희진(1931~2015)

산야(山野)에 은둔해온 사람이 있다. 세속으로 나오지 않고 숨어 살아온, 그만큼 때가 덜 탄 사람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은자가 마치 천 년 동안의 고요처럼 곁에 앉아 있다. 시인은 은자가 자신의 곁에 있으니 공기가 엄청 깨끗해졌다고 말한다. 덕분에 눈도 귀도 시원하게 열리게 되었고, 심지어 한풀 꺾였던 의욕과 생기가 다시 일어나고 생겨나는 통에 그만 덜컥 울고 말았다고 말한다. 은자의 마음씨와 됨됨이에 크게 감화되었기 때문이다.

가을 하늘 같은 높고 맑은 정신에 대해 생각해본다. 설산(雪山)처럼 순백하고 신성한 정신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런 정신이 꼭대기로부터 바람처럼 불어 내려와 쾌적하게 스쳐갔으면 좋겠다. // 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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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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