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손

시 두레 2016. 9. 15.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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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손
                                        
손톱을 깎다가
문득
처음 만난 듯 
반가운 나의 손

매일 세수하고 밥을 먹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글을 쓰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잊고 살았구나

"미안해"
밭에서 일할 때면 
다섯 손가락 사이좋게 
함께 땀 흘리며 기뻐했지?

바다에서 조가비를 줍거나
산 숲에서 나뭇잎을 주울 때면
움직이는 시가 되었지? 

사이가 나빠진 친구에게 
내가 화해의 악수를 청할 때 

맑고 고운 정성을 모아
누군가를 위해 기도드릴 때면

더욱 따스한 피 고여 오며
흐뭇해하던 나의 손

눈여겨보지 않았던
손마디에, 손바닥에 흘러가는 
내 나이만큼의 강물을
조용히 열심히 들여다보며 
고맙다, 고맙다 인사하는 내게
환히 웃어주는 
작지만 든든한 
나의 손, 소중한 손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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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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