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아침

시 두레 2016. 9. 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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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아침

새벽에 창을 사납게 두드리던

비도 그치고 이른 아침,

햇살이 미친 듯 뛰어내린다

 

온몸이 다 젖은 회화나무가

나를 내려다본다

물끄러미 서서

조금씩 몸을 흔든다

 

간밤의 어둠과 바람 소리는

제 몸에 다 쟁였는지

언제 무슨 일이 있기라도

했느냐는 듯이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들을

떨쳐 낸다

 

내 마음보다 훨씬 먼저

화답이라도 하듯이

햇살이 따스하게

그 온몸을 감싸 안는다

 

나도 저 의젓한 회화나무처럼

언제 무슨 일이 있어도

제자리에 서 있고 싶다

 

비바람이 아무리 흔들어 대도,

눈보라쳐도 모든 어둠과 그림자를

안으로 쟁이며 오직 제자리에서

환한 아침을 맞고 싶다/이태수

  새로운 아침이 우리들의 앞에 있다. 궂은비와 돌풍은 지나갔다. 어둠과 구름과 무거운 그림자는 지나갔다. 갓 딴 사과보다 싱싱한 햇살이 쏟아지고, 새들이 건반의 맑고 높은음으로 노래하는 아침이다. 시인은 회화나무와 함께 아침을 맞는다. 회화나무는 우람하고 의젓하다. 사람의 길은 '하루에도 몇 번 흐렸다 개였다'하지만, 회화나무는 세상의 '이 미망의 길을/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성자 같다.'

  점잖고 당당한 회화나무처럼 제자리에서 살기 어렵다. 제자리에서 살기 어려운 까닭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그 마음을 잘 쓰며 살아야겠다. 회화나무처럼 세상과 따스하게 화답하면서.// 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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