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청(秋晴)

시 두레 2016. 9. 3. 04:48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추청(秋晴)

필시 무슨

언약이 있기라도 한가부다

 

산자락 강자락들이 비단 필을

서로 펼쳐 서로들 눈이 부시어

눈 못 뜨고 섰나부다.

 

산 너머 어느 산마을

그 언덕 너머 어느 分校

그 마을 잔치 같은 운동회 날

갈채 같은 그 무슨 자지러진

세상에는 있나부다.

 

평생에 편지 한 장을

써본 일이 없다던 너

꽃씨 같은 사연을 받아

봉지 지어 온 걸 봐도

 

천지에 귓속 이야기

저자라도 섰나부다.

/정완영(1919~2016)

 

한국적 가락으로 한국적 정서의 경계를 높여온 시인. '비단 필''갈채'까지 얹던 가을을 두고 떠났다. 일찍이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조국')로 벌거숭이 조국을 '줄 고르'더니 '내 고향 하늘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고향 생각')으로 집 떠난 마음들을 울렸다. ''에 닿으면 이 땅의 숨탄것들은 서러운 하늘을 열고 수척한 소리를 얻고 그리움의 깊이를 앓았다. 그런 굽이마다 그린 김천 선영에서의 첫 가을. 김천(金泉)'백수(白水)'(''을 풀어 지은 호)로 돌아갔으니 별들도 갈채를 보내리. '한국시의 종가(宗家)'라던 시조 한생에 '눈이 부시어' 하늘도 더 푸르리. 게서도 지상의 귓속 이야기로 꽃씨 봉지 하마 지으실까//정수자 시조시인/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에게 1  (0) 2016.09.05
고백  (0) 2016.09.04
겸손  (0) 2016.09.02
겨울잠을 깨우는 봄  (0) 2016.09.01
겨울 나무  (0) 2016.08.31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