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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명을 낳아 키워 멀리 떠나보내고 지금은 다시 길게 누워 몸을 뒤집는 밭 봄을 기다리는 땅 오랜만에 하늘 보며 비어 있으니 하느님의 기침소리도 더 가까이 들린다 하네 빈 들에서 그분은 사랑을 속삭인다지 빈 들에서 처음 듣는 순교자의 울음 같은 저 바람소리 일어나라일어나라 살아서도 죽어 있는 나의 잠을 깨우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