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당면토장(當面土墻)

 

   다산이 이재의(李載毅)와 사단(四端)에 대해 논쟁했다. 이재의가 논박했는데 논점이 어긋났다. 가만있을 다산이 아니다.

 

   "이달 초 주신 편지에서 사단(四端)에 관한 주장을 차분히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과 큰 차이가 없더군요. 노형께서 많은 사람 틈에 앉아 날마다 시끄럽게 지내시다가, 이따금 한가한 틈을 타서 대충 보시기 때문에 제 글을 보실 때도 심각하게 종합하여 분석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주신 글의 내용이 제 말과 합치되는데도 결론에서는 마치 이론(異論)이 있는 것처럼 말씀하셨더군요. 또 혹 제 주장은 애초에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주신 글에서는 한층 더 극단적으로 나가기도 했으니, 이는 모두 소란스러운 중에 생긴 일입니다. 지금 크게 바라는 것은 반드시 우리 두 사람이 앞에는 푸른 바다가 임해 있고 뒤에는 솔바람이 불어오는 완도의 관음굴(觀音窟)로 함께 들어가 보고 듣는 것을 거두고 티끌세상을 벗어나, 마음속에서 환한 빛이 나오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런 뒤에야 저의 당면토장(當面土墻), 즉 담벼락을 맞대고 있는 듯한 답답함과 노형의 장공편운(長空片雲), 곧 드넓은 하늘에 걸린 조각구름 같은 의심이 모두 탁 트여서 말끔히 풀릴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비록 1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는다 해도 반드시 한 곳으로 귀결될 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감히 두 번 다시 말하지 않겠다고 한 까닭입니다." '답이여홍(答李汝弘)'에 나온다.

 

   다산은 어지간히 분했던 모양이다. 글을 읽고 느낀 심정을 당면토장, 즉 흙벽과 마주하고 앉은 느낌이라고 적었다. 편지 속의 속내는 이렇다. 글을 잘 보았다. 논점도 없고, 결국 같은 이야기를 엄청 다른 이야기처럼 했다. 분잡스러운 중에 호승지심(好勝之心)으로 쓴 때문이 아니냐. 아무도 없는 완도의 관음굴로 함께 들어가 끝장 토론을 벌이자. 이런 식으로는 10년간 토론해도 제소리만 하다가 말 것이다.

  

   듣지도 않고 언성부터 높이지만 결국은 같은 소리다. 처음부터 알맹이는 중요하지도 않았다. 다르다는 소리만 들으면 된다. 지금도 사람들은 같은 말을 다른 듯이 사생결단하고 싸운다.//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 세설신어 목록(世說新語索引表)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진유지(火眞有知)  (0) 2016.07.06
첨제원건(尖齊圓健)  (0) 2016.06.29
심자양등(深者兩等)  (0) 2016.06.15
극자만복(棘刺滿腹)  (0) 2016.06.08
방무운인(傍無韻人)  (0) 2016.06.01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