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1475~1564)는 살아있을 때 전기가 출판된 서구 최초의 미술가다. 동시대인들은 그의 재능을 신성한 것으로 추앙했다. 현재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 조각상 '피에타(Pieta·사진)'는 1499년 완성 당시 겨우 24세였던 미켈란젤로에게 최고의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의 '피에타'는 십자가형을 받고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그린 그림이나 조각을 말한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서 아들의 시신을 무릎 위에 눕힌 마리아는 조용히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다.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예수의 얼굴은 고통을 받고 죽었다기보다는 곤히 잠든 아기처럼 해맑고 평화롭다.
'피에타'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어떤 이들은 중년의 마리아가 지나치게 젊고 아름답다며 조각가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켈란젤로는 마리아의 순수한 영혼이 완벽한 육체를 영원히 지켜주었다고 답했다. 몸은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므로, 영혼이 아름답다면 몸 또한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미켈란젤로가 신봉하던 신(新)플라톤주의의 믿음이었다. 피렌체에서 성장한 미켈란젤로는 메디치가(家)의 후원을 통해 학자들과 교류하며 신플라톤주의에 심취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미켈란젤로의 신플라톤주의적 외모론은 "마음이 고와서 얼굴도 예쁘다", 다시 말해 "예쁜 게 착한 거다"랄까. 평범한 외모를 가진 대다수 사람은 신플라톤주의보다는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라는 가수 남진의 노랫말이 진리이기를 바라겠지만.
/우정아 : 서양미술사학자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