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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듯 넘실대는 밤 파도를 밟고 달은 금빛 머리카락 출렁이며 춤을 춘다 춤사위 속 몇 올은 달맞이 꽃 입술에 달린 종을 흔든다 애틋하게 서로의 눈부처 바라본다 이제야 달이 둥글게 차오르는 이유를 아 것 같다 간절한 그리움이 죽고 싶도록 휘휘한 적막에 녹아들어야 빛이 되고 생명이 진다는 걸 저들은 나보다 먼저 깨달은 것인가 어둠은 또 다르게 치열한 삶의 현장 메두사가 풀어놓은 뱀들이 달빛인 양 춤을 추다가 지쳐 쓰러진다 대낮에 햇빛을 받으려 전을 펼치던 연들은 제 꽃 입술을 새촘히 오므린다 /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