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아흔아홉
골바람도 길 잃는 곳
싸리버섯 십리 향에
목젖 닳는 뻐꾸기 소리
햇귀도 노다지라예
덤으로만 팔지예
미리내 여울목엔
외로움도 덤이라며
잠 못 든 냇물소리
달빛 함께 줄 고르면
가슴 속 놓친 말들이
노다지 노다지라예
가랑잎 누운 자리
그리움 덧쌓일 때
여닫이 창을 열고
미닫이 마음 열면
심심산 먹도라지 같은
우리 사랑 노다지라예
/최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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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광맥, 언제나, 어떤 뜻이든 '노다지'는 진짜 노다지. '덤으로만' 파는 '햇귀도 노다지'라니 '싸리버섯 십리 향에' 뻐꾸기 목젖이 좀 닳은들 대수랴. 물론 '냇물소리'니 '달빛'과 줄이나 내내 고르다 그만 '가슴 속 놓친 말들이 노다지 노다지라'면 허할 수는 있겠다. 그러다가도 '여닫이 창을 열고 미닫이 마음 열면' 더할 나위 없는 노다지 노래 속이려니.
<!--[if !supportEmptyParas]--> <!--[endif]--> 참으로 환히 반짝거리는 노다지 지경이다. '노다지'만도 흥을 돋우는데 따르는 '예, 예' 사투리 말끝이며 마음까지 율감을 높이니 가락을 절로 탄다. 게다가 '심심산 먹도라지 같은 우리 사랑'이 면구스럽지도 않은지 노다지 흥얼대니 '지리산'인들 얼마나 어지러울까나. 이 꽃사태 봄날엔 특히나!//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