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시 두레 2016. 3.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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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발목까지 물이 차는

해변을 걷는다

 

이제

오해로 올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이제

오해로 갈 수 있는

사람도 없으리라

 

나이 칠십은

오고가는 사람이

보이고

 

잔정 주듯이

발목까지 물이 차는

해변을 걷는다 /허충순

 

   흰 모래사장이 펀펀하고 넓게 펼쳐지고 해안선이 활처럼 둥글게 휜 해변을 시인은 걸어갔을 것이다. 파도는 어떤 질문처럼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갔을 것이다. 그 바닷가를 걸으며, 발목까지 수위가 내려간 바닷가를 걸으며 시인은 세찬 해풍과 험한 물결처럼 그동안 마음속에 일었던 오해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연만한 지금 그 오해의 파고가 잔잔해져 한층 너그러워지게 된 것을 느낀다.

  아득하고 망망한 해역을 바라볼 때에는, 또 붉은 등대가 서 있는 해역을 바라볼 때에는 우리의 마음이라는 바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무엇이 해상의 파랑들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지도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마음의 이쪽 끝에서부터 저쪽 끝으로 한 줄의 잠잠한 수평선도 길게 그어볼 일이다. / 문태준 시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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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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