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를 돌려준다
이제 너를
너에게 돌려준다
잔광에 부서지는 산벚나무 단풍 환장할 빛깔들도
마른 잎 뒤척이는 귓불 시린 늦가을 바람소리도
산 그림자 내리는 산허리 끼고 홀로 걷는 오솔길도
높은 산 낮은 산 어께동무 아스라한 산 능선도
능선에 거린 하늘 층층이 물들여 오는 저 노을도
이제 저들 각자에게 돌려준다.
낮밤 일교차로
의뭉스레 피어오르는 새벽안개도
안개에게 돌려준다.
각자 흩어져 제 뿌리로 돌아가는
이 계절
가을을 가을에게 돌려준다.
이제 그리움을
그리움에게 돌려준다.
/이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