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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많이 지어 부끄러움 뿐인 제가 땅에 엎디어 울 수도 없는 돌이 되어 서 있음을 용서하십시오 부더러운 올리브나무 잎새로 가늘게 들려오는 당신의 신음소리 십자가에 못박혀 피 흘리고 피 흘리신 당신의 그 처절한 괴로움으로부터 늘 멀리 달아나고자 했습니다 당신을 섬기면서도 당신의 길을 따르기는 쉽지 않았던 세월을 돌아보며 오늘도 그저 스쳐지나가는 바람으로나 당신 곁에 머무르려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