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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도 느슨해지고 

 

                 할 만큼 했다는 듯 강물이 느슨해졌다

                 한소끔 끓어오르던 매미 소리도 잦아들고

                 구름은 씻겨진 몸을

                 하늘 높이 널었다

 

                 아침저녁으론 벌써 맑고 차운 기운이 돌아

                 풀벌레 소리 풀잎 끝에 이슬처럼 맺히고

                 약수암 목탁소리가 또록또록해졌다

 

                 먼 들판 끝으로 저무는 강물이 반짝인다

                 모두들 꼭 저만큼씩 흔들리는 저녁에는

                 내 안의 등불을 끈다

                 휘영청 달이 밝다   /강경주

 

   여름 신역이 고됐던가. '할 만큼 했다는 듯' 강물도 느슨해지고 있다. 하긴 폭우며 덩달아 휩쓸려오는 뿌리 뽑힌 것들 받아 나르느라 강들은 또 얼마나 용을 썼을 것인가. 조금씩 느른해진 물살처럼 수고로운 들판의 도처에도 가을의 청량한 기운이 돈다. 구름이 '씻겨진 몸을 / 하늘 높이' 연일 널어주니 오가는 눈빛마저 시원하다

   매미 소리 잦아들고 풀벌레 소리 높아지면서부터 공기도 한층 투명해졌다. '이슬처럼 맺히'는 벌레 울음 딛고 오는 근처 절집의 목탁 소리가 한결 '또록또록' 느껴지듯―. 바야흐로 가을, '내 안의 등불' 끄고 나가 괜스레 궁싯거릴 사람들 좀 불러볼거나. 마침 달도 밝은 휘영청 보름! 달 아래 한잔이야 가을 바람맞이 운치로도 제일의 낙이 아니던가.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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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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