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풍경이 다른 풍경을 낳고/브뤼헐의 눈 속의 사냥꾼
켜켜이 눈 쌓인 알프스 바위산
플랑드르 고향언덕에 날아와 알을 품는다
파르롭은 하늘 얼어붙은 호수에
애살프시 내려와 앉는다
상상 속의 무릉도원武陵桃源
먼데 새 한 마리 풍경을 옮겨 가고
검은 나무들 고드름 열린 처마 끝
반쯤 떨어져 나가는 간판들
눈이불 덮은 지붕들이 포시랍다
점점이 얼룩진 눈발 자욱
씀씀한 긴 사냥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냥꾼들
바싹 야윈 검은 개들
칼바람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하릇한 들판에선 얼음놀이에 얼싸절싸
온통 자칫날
마을 사람들의 꽃마음 폴폴하다
/김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