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람된 일이지요
외람된 말씀이지요
지금 나는 몹시 추운 것도 같고
미열에 들떴는지 목도 좀 마릅니다
알고 있는 말은 몇 마디 안 되지만
돌아보는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뒷마당에 울렁대는 늦가을 햇볕
이만하면 나도 넉넉한 편이지요
회리바람 쓸려오는 사막의 둔덕에서
눈이 멀었을까요
오로지 한 길밖에 보이지 않았다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 이름을 외우며 살고 싶은 어리석음을
시를 쓰다 죽고 싶은 이 맹목을
아무리 생각해고 외람된 일이지요
/이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