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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채비(采葑采菲)

전국시대 제(齊)나라 재상 맹상군(孟嘗君)이 초나라로 갔다. 초왕이 상아로 만든 상(床)을 신하 등도직(登徒直)을 시켜 선물로 전하게 했다. 등도직이 맹상군의 문인 공손술(公孫述)을 찾아갔다. “상아 상은 값이 천금이오. 조금만 흠이 가면 처자식을 다 팔아도 변상할 수가 없소. 이 심부름을 하지 않게 해준다면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보검을 그대에게 바치겠소.”

 

공손술이 허락하고 들어가 맹상군에게 말했다.  “상아 상을 받으시렵니까?” “무슨 말이냐?” “작은 나라들이 나리께 재상의 인(印)을 바치는 것은 그들의 어려움을 능히 건져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리의 의리와 청렴함을 사모해 마지않습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처음 온 초나라에서부터 상아 상을 받으시면, 다음에 갈 나라에서는 무엇으로 나리를 대접한답니까?” “맞는 말이다.” 맹상군은 상아 상을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공손술은 신이 나서 밖으로 나왔다.맹상군이 그를 다시 불러세웠다.“자네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일세.” 공손술이 하는 수 없어 사실대로 고했다. 맹상군이 글씨판을 가져오래서 그 위에 크게 썼다. “내 이름을 날리고, 내 허물을 그치게 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밖에서 보물을 얻은 자라도 괜찮다. 빨리 들어와 바른말로 간하라.”

 

사마광(司馬光)은 ‘자치통감(資治通鑑)’에 이 일을 두고 이런 평을 내렸다. “맹상군은 간언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고 할 만하다. 진실로 그 말이 옳으면 비록 간사한 속임수를 품고 있더라도 오히려 이를 받아들였다. 하물며 삿됨 없이 충성을 다해 윗사람을 섬기는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시경’에서 ‘순무를 캐고 무를 캠은 뿌리만 위함이 아니다(采葑采菲, 無以下體)’라고 했는데, 맹상군이 바로 그렇다.”

 

무슨 말인가? 순무와 무는 뿌리를 먹으려고 기르는 채소다.뿌리가 부실하다고 무청까지 내다 버리는가? 시래기로 만들면 무만큼은 아니어도 요긴하게 먹을 수 있다.

 

큰일을 하려면 적재적소에 인재가 필요하다.  작은 재주와 큰 역량이 다 소중하다. 이것 가리고 저것 따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명주실과 삼실이 있어도 왕골과 기령풀을 버리지 말라(雖有絲麻無棄菅蒯)”고 한 옛말도 있다. 뿌리가 시원찮아도 잎이 있지 않은가? 저마다 쓰임이 다른 것이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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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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