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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미서제 (斷尾噬臍)

주(周)나라 때    빈맹(賓孟)이 교외를 지나다 잘생긴 수탉이 꼬리를 제 부리로 물어뜯는 것을 보았다. "하는 짓이 해괴하구나." 시종이 대답했다. "다 저 살자고 하는 짓입니다. 고운 깃털을 지니고 있으면 잡아서 종묘 제사에 희생으로 쓸 것입니다. 미리 제 꼬리를 헐어 위험을 벗어나려는 것입지요." 빈맹이 탄식했다. 단미웅계(斷尾雄鷄), 이른바 위험을 미연에 차단코자 제 잘난 꼬리를 미리 자른 수탉의 이야기다. '춘추좌전'에 나온다.

 

고려가   망해갈 무렵  시승(詩僧) 선탄(禪坦)이  새벽에 개성 동문 밖을 지나다가 닭울음 소리를 듣고 시를 썼다. 그 끝 연이 이랬다. "천촌만락 모두다 어둔 꿈에 잠겼는데, 꼬리 자른 수탉만이 때를 잃지 않는구나(千村萬落同昏夢, 斷尾雄鷄不失時)."

 

파망이 바로  코앞에 닥쳤는데도  사람들은 그저 혼곤한 잠에 빠져있다. 꼬리 자른 수탉만이 홀로 잠을 깨어 어서 일어나 정신을 차리라고, 부디 때를 놓치지 말라고 울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의 고사를 활용했다. 이기(李塈·1522~1600)의 '간옹우묵(艮翁尤墨)'에 나온다.

 

'춘추좌전'에는 서제막급(噬臍莫及)의 고사도 보인다. 사향노루는 죽을 때 사향주머니 때문에 죽는다고 여겨 제 배꼽을 물어뜯는다고 한다. 사향은 고급 향료이자 약재여서 사냥꾼은 향주머니가 든 그의 배꼽만 노린다. 하지만 사냥꾼에게 잡히고 나서 배꼽을 물어뜯은들 때는 이미 늦었다. 제 입은 또 제 배꼽에 가 닿지도 못한다.

 

관아재(觀我齋) 조영석(趙榮 ·1686~ 1761)이 데생 모음집 '사제첩(麝臍帖)'을 남겼다. 그의 그림 실력을 높이 평가한 임금이 1748년 숙종의 어진(御眞)을 마련하면서 감동관(監董官)으로 참여하라는 명을 내렸다. 그는 자신은 선비인데 천한 재주로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명을 거부하다 결국 파직당했다. 그림 재주로 인해 욕을 당한 후회의 마음을 화첩 제목에 담았다. 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남에게 보이지 말라. 어기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다(勿示人, 犯者非吾子孫)."

 

수탉은 꼬리를 끊어 화를 면했고,사향노루는 배꼽을 물어뜯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재주 재(才)자는 삐침이 안쪽으로 향해있다. 밖으로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감추는 것이 화를 멀리하는 길이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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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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