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지내기
그럭저걱 지내네
다 덕분이지
크고 작은 회오리야 어찌 없겠는가만
뒤집어지거나 가라앉지 않고
얼추 절반 넘게 건너온 셈이네
그럭저럭 지내기도 쉽지는 않네
질풍처럼 떠올라서 번쩍거리는
그런 일은 애초부터 바라지도 않지만
섭섭하면 섭섭해도 끄덕이는 하루하루
고맙지
늙은 산이 제 치맛자락에 얼굴을 파묻고
보라색 안개로 질척거리는 저녁
공으로 바라보면 눈이 멀 것 같아서
나 지금 묵념으로 다스리는 중이네
아무래도 죄를 짓고 있는가 싶네
/이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