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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체소옹(釋滯消壅)

옛 사람은 차의 여러 효능만큼이나 그 강한 성질을 경계했다.  당나라 때 기모경(棊母 )은 '다음서(茶飮序)'에서 "체한 것을 풀어주고 막힌 것을 없애주는[釋滯消壅] 것은 하루 잠깐의 이로움이고, 정기를 수척케 하고 기운을 소모시키는[瘠氣耗精] 것은 평생의 큰 해로움이다"라고 말했다. 소동파도 '구지필기(仇池筆記)' 중 차를 논한 대목에서 "번열을 없애고 기름기를 제거함[除煩去膩]은 차를 빼고는 안 된다. 하지만 은연중 사람을 손상시킴이 적지 않다"고 썼다.

 

당나라 때 재상을 지낸 이덕유(李德裕·787~849)는 차에 벽(癖)이 들었단 말을 들은 사람이었다. 한번은 촉(蜀) 땅에서 몽산(蒙山)의 떡차를 얻고는 이를 떼어 고깃국에 넣었다. 이튿날 보니 밤새 국 속의 고깃덩어리가 다 녹아 있었다. 이것으로 체기를 내리는 효과를 증명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하룻밤에 고깃덩어리를 흐물흐물 녹일 정도라면 그 여린 위벽인들 어찌 견뎌내겠는가?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체증을 달고 살았다. 1805년 백련사 승려 아암(兒菴) 혜장(惠藏)에게 차를 청하며 보낸 '걸명소(乞茗疏)'에서 "비록 정기를 고갈시킨다는 기모경(棊母 )의 말을 잊지는 않았으나 마침내 막힌 것을 뚫고 고질을 없앤다고 한 이찬황(李贊皇)의 벽(癖)을 얻었다 하겠소"라고 한 것은 차의 성질을 너무도 정확하게 꿰뚫어본 말이다. 글 속의 이찬황은 이덕유다. 김명희(金命喜)는 초의에게 차를 받고 보낸 답시에서 역시 차가 지닌 체증을 뚫어주고 번열을 씻어내는 소옹척번(消壅滌煩)의 효능에 주목했다.

 

다산이 차의 독성을 눅이려  구증구포(九蒸九曝)의 제다법을 마련한 것은 당시 조선인의 채식 위주 식단을 고려한 때문이다. 막힌 체증을 뚫어주니 속이 다 후련하다. 하지만 시원한 것만 찾다 보면 정기가 삭아 몸에 해롭다. 어찌 차만 그렇겠는가?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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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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