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울지 않는다
늙어 못쓰게 될 때까지
힘을 써야 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다.
히말라야 외딴 마을
어린 아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짐을 지고 업고 얼음길을
열흘 동안 가야 하는 것도 아버지의 몫이다
어머니는 아기를 낳아 키우지만
집을 가족을 지키는 것은 아버지의 몫이다
어머니는 때로 눈물을 흘리지만
아버지는 울지 않는다
제 살을 새끼들에게 먹여 키우는 가시고기처럼
눈만 끔벅이며 말없이 뜯기는 아버지의 삶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은
죽어야 비로소 아버지를 떠난다
/유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