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강물은 흘러
멸(滅)함의 거대한 폭포로 떨어지고
떨어져 혼적 없이 사라져 버리고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위에서
우리 태어났고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위에서 만나
우리 사랑을 나누고
둥지 틀었다
떠내려가면서
떠내려가면서 가는 줄도 모르고
영원히 살 것처럼 욕망의 검부러기 쌓아 울리다
강변의 아름다운 새들 노래듣지 못하고
떠내려간다 떠내려간다 오늘도
돌아올 길 없는 먼 부재의 낭떠러지 향하여
/임봉주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