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버스에
나를 두고 내린다
우산 모자 심지어 핸드폰까지
버스보다는 한밤 택시
뒷좌석이 더 썰렁하다
언젠가는 나도 이승에서
하차를 할 것이다
얼마 안 남은
종점이 눈에 자주 밟힌다
막버스가 끊기기 전에
서서히 채비를 하라고 한다
우산 모자 대신에
내 시도 버리고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승에서 너무 많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같은 헛소리들도 거두어 갈 일이다
잠시 쉬어가는
산마루 팔부능선 그늘 아래서
오늘은 내가 나를 버리는
이별 아리랑을 불러본다
/이광석·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