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졸하다고 하는 마음은 무엇인가 시는 단벌처럼 빗소리 걸치고 있는 가문비나무 옆에 대문도 없이 누졸하게 지은 초옥 그 초옥에 지붕마저 없다면 얼마나 좋은가. /조정권 어떤 시는 삶의 자세를 가다듬게 한다. 매무시를 고치게 한다. 물론 이 시는 '시(詩)'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산란하고 상스러운 마음을 수습하게 한다. 가문비나무가 있다. 그 가문비나무는 오직 빗소리를 한 벌의 옷으로 소유하고 있다. 또 그 가문비나무 옆에는 갈대로 지붕을 인 초옥(草屋)이 있다. 대문이 없는, 아마도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초가집일 것이다. 시인은 하늘을 가릴 지붕마저 없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형편의 시, 그러한 형편의 마음이 극상(極上)의 것이라고 말한다. 시인은 다른 시에서 "바위가 하신 말씀./두문불출이 아니라 / '개문불출(開門不出)'./나는 문 열어놓고 살지만 나가진 않네."라고 썼다.세상이 속악할수록 정신을 높게 지키기는 어렵다.말라서 꺾일망정 홀로 깨끗함을 지키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문태준시인/조선일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