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시 두레 2014. 4. 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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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매끄러운 사연이 아니어도 좋은 거

살아서 멀거니 유예되는 그런 때

꿈같은 연정으로나마 끼워두고 볼 일이야

 

짱짱한 별난 맹세 걸린 건 아니지만

어느 적 설레던 꿈이 퍼득이며 뒤챌 때

다소곳 살붙이로 거둬 닦아도 볼 일이야

    /진복희


   딱히 결혼철이 없어지는 추세지만 봄이면 청첩이 더 날아든다. 취업난에 결혼이 멀어질수록 짝이나마 제때 찾아주면 부모로서 고맙다고들 한다. 더러 혼수 문제가 터지는데 한때는 반지가 말썽이었다. '다이아'인지, 그렇다면 몇 캐럿인지,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지금은 실금 같은 커플반지로 결혼반지를 대신하는 젊은이도 많으니 다 지나간 풍속이다.

   약속의 상징이자 마음의 정표인 반지. 꼭 혼인 서약이 아니라도 반지는 상대에게 전하는 그 순간이 최고 순도로 빛난다. 그렇다면 '살아서 멀거니 유예되는' 때에 '꿈같은 연정으로나마 끼워두고' 보는 반지의 순도는 다를 것. '짱짱한 별난 맹세' 아니라도 '다소곳 살붙이로 거둬 닦아'보자는 독백에서도 '어느 적 설레던 꿈'이나 불러 견디는 '유예'의 뒤안길을 본다. '멀거니'의 뒤끝이 천지사방 꽃대궐 속에서 더 쓸쓸해지는 봄날의 그므는 여심(女心)만 같다.

    /정수자 : 시조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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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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