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간절한 발걸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깊고 편안한 곳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저녁별처럼 /문정희
어린 시절 소리지르며 발 구르며 기도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괴이쩍었다. 무엇을 구하는 것일까? 간혹 북한 방송을 통해 보게 되는, 눈물 흘리고 발을 구르며 일제히 두 손을 열렬히 흔들며 소리치는 모습에선 어린 시절의 그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기도란 무엇을 구하는 형식인가? 기도란 자기를 줄이고 버리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여기 아름다운 기도의 형식이 있으니 고요히 서 있는 저 나무의 자세와, 초록을 다해 일어서는 풀잎들, 겸허히 숨죽인 바위들의 자세가 그것이다. 다만 침묵에 귀 기울여 스스로 고요해지는 그것이다. 그리하면 깊고 편안한 저녁별의 세계에 도달하리라.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