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레 2014. 1. 25.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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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나이 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

                  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 /신경림


    나이 들어 눈은 어두워졌는데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니 이것은 무슨 뜻일까. 육안(肉眼)은 닫히지만 심안(心眼)이 열린다는 뜻이겠다. 세상은 비록 '탁한 하늘'이지만 그 내부 깊숙한 곳에서 '별'을 발견할 수 있는 예지가 생겼다는 의미겠다. 그 예지도 '관계'를 볼 줄 아는 지혜겠다. 존재들 사이에 별이 있다고 바라보는 마음에는 재촉과 불안과 외면이 없다. 조화와 섬김과 위로와 행복이 있을 뿐.

   세월 앞에는 푸른 솔도 견디지 못한다지만 연치가 쌓일수록 마음의 통이 좀 커졌으면 한다. 팔순에 이른 신경림 시인은 신작 시집에서 "그동안 내가 모으고 쌓은 것이 / 한줌의 모래밖에 안된다"고 말한다. 또 "도무지 내가 풀 속에 숨은 작은 벌레보다 / 더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처럼 하심(下心)과 관대함이 노경의 마음 씀씀이라면 황혼에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눈 어두워지고 귀 멀어졌다고 탄식만을 보탤 일이 아닐 것이다.    /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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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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