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나는 왜 여기 이렇게 서 있지? 하는 간단(間斷)의 시간과 마주할 때가 있다. 생의 목적이 무엇이고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이어 묻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가 하는 일은 과연 아름다운 일인가? 그렇지 못할 때 피곤이 온다. 하루의 나머지 시간 혹은 나머지 생 전체가 쓰디쓴 표정으로 눈을 '깜짝거리리라'. 너는 잘못 살고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고 사랑이 빠져나간 나는 생의 의미가 없다. 나 없는 나. 주인 없는 나. 의식이 빠져나간 나. 헛것의 삶. 그때 필요한 것이 산(山)으로 상징되는 신비의 대상, 기대고 싶은 대상이다. 자연의 오묘 심대한 질서를 '눈을 가늘게 뜨고' 똑바로 바라보며 소리 내어 불러본다. 우주와의 호흡이다. 그때 비로소 내가 우주의 악기임을 실감하게 된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