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진 역무무명진: ‘반야심경’의 구절을 응용한 것으로 ‘어리석음(無明)이 다하고 또한 어리석음이 다할 것도 없는 공(空)의 상태’라는 뜻으로 해석됨.
매에 쫓기던 꿩이 시골집 유리창에 부딪혀 즉사하는 것을 본 적 있다. 적(敵)에 대해서, 덫에 대해서, 사기(詐欺)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유리 막을 해놓고 자미 꽃의 찬란(燦爛)을 보여준다면 죽을둥살둥 덤비는 것이 어디 말벌뿐이랴. 알겠으나 좀처럼 가 닿을 수 없는 나라가 있으니, 그 안타까움은 어떻게 할까.
슬슬 유리 스크린이 내려온다. '겨울의 환(幻)'이라고 해도 되리라. 대선(大選)이라는 것 말이다. 우리들은 말벌의 신세가 되고 싶지 않다. 이번 겨울 눈보라 속에 달려 나가 사라지고 싶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