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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時憲書(제시헌서) 달력

 

山家元不識容成(산가원불식용성)

                                   산에 살기에 애초부터 달력 따윈 필요 없나니

寒則熊藏暖蟄驚(한즉웅장 난칩경)

         날이 차면 곰은 겨울잠 자고 날이 따뜻하면 개구리는 깨어나지.

自有此書多一事(자유차서다일사)

                          이 책이 생긴 뒤부터 귀찮은 일 한 가지 불어났으니

隣翁能記某年生(인옹능기모년생)

                                      이웃 사는 늙은이 몇 년생인지도 기억하네.

  /강진(姜晉·1807~1858)

 

 

   검서관(檢書官)을 지낸 19세기 전기의 시인 대산(對山) 강진이 달력에 적어둔 시다. 1847년에 강원도 철원군의 작은 고을인 안협(安峽)의 현감으로 재직할 때 지었다. 현감이라고는 하나 깊은 산골짜기 고을이라 서울을 벗어나 사는 여유가 있다. 날씨가 추워지니 겨울이 왔나 보다 하면 되고, 날씨가 더워지니 여름인가 보다 하면 그만이다. 연말이 되어 남들은 얻기도 힘든 달력을 얻었다. 그런데 기쁘기는커녕 되레 답답하다. 달력이 있어 달마다 날마다 얻는 정보는 정확해지고 해야 할 일은 꼼꼼하게 기억하게 됐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 살면 안 되는 걸까? 계절이 흘러가는 것에 몸을 맡기며 내 삶에 충실하게 살고 싶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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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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