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시 두레 2013. 10. 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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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림자는 
또 하나의 나
신의 가죽옷을
못 입은 죄의 껍질

인간의 발꿈치를 물어
죽음을 부른다.

나의 그림자는 
일생을 유혹으로
서성거릴 뿐
뜨거운 포옹조차 거부한다.

온종일
발목을 미행하다
밤이면
내 살을 간음해 늙게 한다

내 운명이 
최후의 시간을 알릴 때
가장 다정하게
내 볼을 맞대고 눕는다.

나의 그림자는
나로 태어나
어둠을 살다
어둠으로 사라지는
내게는 가장 긴 침묵이다.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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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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