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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심어 봤으면 참 좋겠다. 꿈에라도 모내기해 봤으면, 남의 논이라도 심어봤으면, 고향 논에서 모심어봤으면. 모심으며 비 와도 좋겠다. 넓은 논바닥 물이 넘쳐서, 가운데 멀리 미끄러지도록, 모춤 잡고 던지면 좋겠다. 신발 벗고 흙탕 밟고 싶다. 푹푹 빠지는 썬 논바닥에, 장 단지에 물 찰랑이면서, 차진 흙바닥을 딛고 싶다. 무논에 발바닥 딛고 싶다. 묽은 흙에 간질이고 나서, 발가락 사이 진흙 삐져나, 두렁에 넘어져 보고 싶다. 손가락사이 모 잡고 싶다. 모춤 잡고 논배미 던지며, 물렁물렁 논바닥 모 꽂고, 재봉틀 바늘처럼 손 뺀다. 논배미 파랗게 물들이자. 들판 이웃 어울려 살도록. 초록 논에 우렁이 좋도록. 산들바람 불어 모 자라게. 넓은 논배미 허리 아파도, 여러 번 펴면서도 참으리. 내가 심은 모를 바라보며, 몹시 아파도 즐겨 버티리. 그 큰 논배미 보고 싶다. 이제는 못 찾을 것이지만, 그래도 큰 산을 대중하여, 반드시 찾아낼 수 있으리. 눈감고서 세월 밀어내어, 마음으로 땅을 쭈그려서, 그때 그 논에 모 심으면, 그때 그 친구들 모이려나. 모심으러 가고 싶은 고향./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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