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외통넋두리 2008. 6.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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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001219 모내기

모 심어 봤으면 참 좋겠다.
꿈에라도 모내기해 봤으면,
남의 논이라도 심어봤으면,
고향 논에서 모심어봤으면.

모심으며 비 와도 좋겠다.
넓은 논바닥 물이 넘쳐서,
가운데 멀리 미끄러지도록,
모춤 잡고 던지면 좋겠다.

신발 벗고 흙탕 밟고 싶다.
푹푹 빠지는 썬 논바닥에,
장 단지에 물 찰랑이면서,
차진 흙바닥을 딛고 싶다.

무논에 발바닥 딛고 싶다.
묽은 흙에 간질이고 나서,
발가락 사이 진흙 삐져나,
두렁에 넘어져 보고 싶다.


손가락사이 모 잡고 싶다.
모춤 잡고 논배미 던지며,
물렁물렁 논바닥 모 꽂고,
재봉틀 바늘처럼 손 뺀다.

논배미 파랗게 물들이자.
들판 이웃 어울려 살도록.
초록 논에 우렁이 좋도록.
산들바람 불어 모 자라게.

넓은 논배미 허리 아파도,
여러 번 펴면서도 참으리.
내가 심은 모를 바라보며,
몹시 아파도 즐겨 버티리.

그 큰 논배미 보고 싶다.
이제는 못 찾을 것이지만,
그래도 큰 산을 대중하여,
반드시 찾아낼 수 있으리.

눈감고서 세월 밀어내어,
마음으로 땅을 쭈그려서,
그때 그 논에 모 심으면,
그때 그 친구들 모이려나.

모심으러 가고 싶은 고향./외통-

1642.001219 모내기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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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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