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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넋두리 2008. 6.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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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심어 보면 좋겠다.
꿈에라도 모 심어 봤으면
우리 것 아닌 남의 논이라도 좋다
고향 논에 모 심어 봤으면.
 
비 왔으면 좋겠다.
가물은 그 논에 물 넘쳐서
묘 춤 잡아 던졌으면 좋겠다.
논 한가운데 멀리 미끄러지도록.
 
발 벗고 흙 밟고 싶다.
푹푹 빠지는 썬 논바닥을
장 단지 물 찰랑이어
차진 흙 발바닥에 딛고 싶다.
 
발바닥 간질이고 싶다.
진흙으로 간질이고 싶다.
발가락 사이 뭉클, 다섯 가락 흙
논두렁 미끄러워 넘어지고 싶다.
 
 손가락 모 뿌리 잡고 싶다.
손가락 텀벙 물에 던져서
물렁한 논바닥에 모 꽂아놓고
재봉틀 바늘처럼 손 빼고 싶다.
 
논배미 새파랗게 물 드리자.
이웃 들판 어울리어 좋게
파란 물 들여서 논 고동 좋게
바람이 앉아 쉬고 누워 자도록.
 
논배미 한가운데 내 그림자
내 허리 아파도 좀 참으리.
내 그 논에 서게 된다면
끊어지도록 아파도 좋으리.
 
그 긴 논배미 보고 싶다.
못 찾을 것, 그 논배미
그래도 큰 산을 대중하여
찾아가 보리, 눈감고 감고.
 
눈감고, 세월을 밀어내어
눈감고, 땅 쭈그려 뜨려
그때 그 논 모 심으면
그때 그 친구들 모여들려나.
 
모 심으러 가고 싶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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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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