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외통넋두리 2008. 9. 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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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은 날 때부터 선택되었다. 그러나 난 뒤부터는 시시각각으로 자기의 선택에 의해서 운명 짓고 남의 선택으로 변형 내지 소멸되어간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움직이는 것 중에서 그저 보아 넘길 수 없는 것은 그들도 일정 거리를 두고 또는 일정 틈을 두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반복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나름의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다. 미물은 수평적으로 선택해 나가고 사람은 다원(多元)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는 아마도 사람에게만 있는 영혼-마음이래도 좋다-의 활동도 함께 하여 이룩되기 때문인가 싶다. 미물은 본능대로, 사람은 이성에 쫓아서 움직이려는 데서 선택의 결과도 달라지겠지만 그 방법 또한 판이하리라고 본다.

 

미물은 제켜놓고, 사람이 살아가려면 눈감고 잠들기 전까지는 무진(無盡)의 사색(思索)바다를 헤엄치면서 방향 선택을 해야 함은 말할 것 없고 그 방향으로 전환하기에 머물지 않고 곧 먼지같이 많은 점에서 어떤 한 점을 취하여 생각을 이어 거미줄같이 뽑아서 잇기 시작한다. 그런가하면 찰나에 다시 전환되면서 다른 방향과 점을 포착한다. 실로 무궁의 변수에서의 선택인데 여기에 육신의 움직임이 있는 활동시간에 생각과 행동이 합치되어서 빚을 것을 생각한다면 가히 입이 벌려질 지경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되뇌는 나는, 그럼으로써 내 지진(遲進)한 정신과 육체의 사회적응능력을 따져보는 것으로 또한 한 점을 선택한 것뿐이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이 찰나적 선택이 긴 시간의 허송과 알찬 결실의 짧은 시간을 결과하는, 보이지 않는 열쇠가 되어서 어떤 이에겐 세상을 얻게 하고 어떤 이에겐 자신조차 뿌리 채 잃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이렇게 선택을 할 그 찰나에는 무진한 방향과 점과 선이 있어도 일단 선택하고 난 다음의 또 다른 선택은 내 선택권에서 비낀 시공(時空)으로 되어서 나를 맞지 않으니 이점이 나로 하여금 내 운명을 돌이킬 수 없도록 하는 것임에 미쳐서는 가히 누구를 탓할 수 없고 오직 절대자의 선택으로 내가 선택되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위 할 수밖에 없다.


 

흙에 머물게 하지 않으려는 내 어릴 때의 어버이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조용히 듣는다. 어쩌면 이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그 한 점을 내 사상으로 선택하고 이십 년 후의 지금 내 육신을 아우르는, 핑계로 가득 찬 내 행동을 자책하면서 위험과 안정을 절충한 선택이 나의 선택이고 내가 선택 당한 이유로 호도(糊塗) 한다.

 

흙벽돌도 버리고 시멘트벽돌도 팽개치고, 언제 나와 무슨 상관이 있었느냐싶게 흙 버리고, 흙 밖에서 생을 영위하려는 지극히 무미하고 편이한 길을 선택하는 내가 자못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미 나는 선택을 했다.

 

생물이 삶의 기로에서의 선택은 그것이 최적 조건일 때 선택할진대 나는 최적조건여부를 가늠할 수 없어서 어줍지 않은 이성을 덤 하였으니 절대자의 그만한 보살핌이 있으리라 은연중 기대해본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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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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