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10

외통넋두리 2008. 12. 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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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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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가 추석이에요. 당신이 이승을 살다가는 마지막 날인 그 추석이에요. 당신이 가고 나서 사무치게 살아온 나날이었지만 또 그 날이 다가오니 간절히 보고 싶구려. 당신을 만나보려고 몸부림치다 그 날을 맞으니 몹시 설레네요. 당신과 만나는 다리를 마련하는 추석절의 제수를 마련하려고 당신이 그토록 애절히 육신의 건강을 바라며 바라보던 소나무 숲을 둘러보았소. 소나무는 그대로 우거져 있지만 그 자리에 당신은 없었어요. 천근의 발걸음을 옮겨서 겨우 집까지 돌아오긴 했지만 수술 후에 소나무 밑에서 두려운 앞날을 감추려던 당신모습이 새록새록 떠 오라서 기절할 것 같소.



오는 길에 묵주기도로 고통의 신비를 바치며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깨달았소. 콘크리트 다리 위에는 뿌연 먼지를 쓰고 그 먼지를 바탕 해서 돋아나서 한 철을 살았던 풀들, 이제는 노랗게 물들어서 새 봄을 맞으려 이 가을에 애처로이 말라 들어가는 풀포기, 어쩌면 당신을 보는 것 같았소. 그러나 그 풀들의 생명력, 인간의 온갖 파괴행위에도 묵묵히 복원되는 현상, 모두 하느님의 사랑과 권능이지요. 콘크리트로 아무리 두껍게 덮어도 그 위에 먼지를 쌓고 풀씨를 앉히고 꽃을 피우는 하느님의 지극히 선하심,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을 어렴풋이 깨달았소. 당신은 그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영광 속에 하느님 곁으로 갔소. 찬란한 무지개를 타고 말입니다. 당신은 복락을 누릴 것이 틀림없는 것을 나는 오늘 이승에서의 하느님의 역사를 보면서 확신하오. 


 

돌아오면서 보는 숲 속의 작은 길, 당신의 발자취가 있는 곳엔 어디든지 하느님의 사랑이 있었소. 동산을 훼손하는 인간손자국이 곳곳에 흉하게 남아 있어도 하느님이 사랑은 모든 것을 넘어 덮고 있었소.

 

당신. 아쉬웠던 이승의 마지막을 나의 외로움으로 기워 갚도록 하느님께 기도하오. 당신은 아쉽게 떠났지만 더 행복하리라 굳게 믿고 곧 뒤따라가리다.



산. 그 자리에도 이듬해에는 예쁜 들꽃이 가득 피겠지요.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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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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