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눈 여기지 않는 가시나무 해당화 길가에 심겼더니 한 해를 못 넘기고 오늘에 사라졌네.
내 지난날엔, 그 향기 코끝에 머물렀다.
해풍을 머금어 태양을 삼켜 맺은 열매 내 어릴 적 꿈길을 열었고
헤매면서 그 향기로 자랐고 그 열매로 다졌다.
그 해당화, 어느 한 날에 진홍색 꽃을 피워 그리운 날의 나를 이끌더니 그만 가시만 남겼었다.
올봄에도 그리움을 찾아 머물곤 했는데
어느 한 날에 반 뿌리가 뽑혔다가 어느 한 날엔 송두리째 사라졌다.
해당화 울, 그 말뚝 둘려 쳤던, 그 노끈 물끄러미 뚫어보는 나를,
물고기 찾아 기웃대는 백로, 저마저 모른 척. /외통-
8024,110510 해당화 3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