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의 물고기가 있었다.
하나의 꿈을 가진 한 마리의 물고기가 있었다.
그 물고기는 오로지 꿈의 장소 ˝바다˝를 찾기 위해 지금도 헤엄치고 있다.
사실 ˝바다˝라는 곳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는 모른다.
그저 물고기들 사이에서 소문일 뿐 그곳에 가 봤다는 물고기는 아무도 없었다.
여러 물고기가 ˝바다˝로 가기 위해 찾아 헤맸지만 아무도 찾지 못한 채 상상의 세계. 꿈의 세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는 ˝바다˝란 곳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바다˝를 찾아 헤맸지만, 그곳에 가는 길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의심이 가는, 유일하게 가보지 못한 길이 하나 있었다.
그곳은 지옥문이라고 불리는데 그곳에 간 물고기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해서 어린 물고기들도 알만한 무서운 곳이었다.
그도 지옥문에 대한 소문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보지도 않고 평생 좇은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지옥문으로 들어섰지만, 별반 다를 것 없는 보통 길이었다.
한참을 가던 중 무언가가 그의 온몸을 조여왔다.
길이었다. 길이 점점 좁아지면서 그의 몸을 누른 것이다.
그는 숨이 막히고 몸이 조이는 고통을 느끼면서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녀석.˝
눈을 떴을 땐 그는 알지 못하는 곳에 있었다.
처음 보는 끝없는 길. 처음 보는 여러 물고기….
그는 지나가는 물고기들에게 이곳이 어디인지 물었으나 신기하게도 모두 이곳이 어딘지 모르고 있었다.
다만 이곳에 오기 전에 지옥문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고 보니 이곳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 생각했다. 그곳은 지옥문이 아니라 바다로 가는 길이었다고.
그리고. 이곳은 평생을 찾아 헤맸던 꿈의 세계 ˝바다˝라고.
그는 꿈을 이루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그 꿈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그는 평생을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가 죽음을 맞이할 때 그의 후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의 꿈을 좇아라.]
[꿈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
그 후.
꼬마: 어? 아저씨! 저 물고기 죽은 것 같은데요?
수족관 관리인: 아. 죽었구나.
이 녀석. 그렇게 잘 돌아다니더니.
쯧쯧.
한 마리의 물고기가 있었다.
하나의 꿈을 가진 한 마리의 물고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어낸 한 마리의 물고기가 있었다./송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