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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선위(易長先萎)



이유원(李裕元·1814~1888)의 ‘임하필기(林下筆記)’ 중 ‘춘명일사(春明逸史)’를 읽다가 ‘화훼물리(花卉物理)’란 글에서 마음이 환해졌다. 그 내용은 이렇다.

“봄꽃은 꽃잎으로 지고, 가을꽃은 떨기로 진다. 꽃잎으로 지는 것은 열매가 달리고, 떨기로 지는 것은 열매가 없다. 열매가 있는 것은 씨로 싹이 트고, 열매가 없는 것은 뿌리에서 나온다. 잎이 두꺼운 것은 겨울에 푸르니 동백의 종류이고, 잎이 큰 것은 일찍 시드니 오동의 종류이다. 나무가 큰 것은 잎이 작으니 홰나무의 종류이고, 넝쿨로 나는 것은 열매가 크니 박과 외의 종류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열매가 없으니 모란의 종류이고, 꽃이 작은 것은 열매가 좋으니 대추와 오얏의 종류이다. 쉬 자라는 것은 먼저 시들고, 늦도록 푸른 것은 오래 산다. 내가 임원(林園)에 나무를 심어, 이를 징험해 보니 과연 그러하였다.”

관물찰리(觀物察理)의 예지가 빛난다. 봄꽃인 매화나 벚꽃은 모두 꽃잎이 날려 떨어진다. 그런데 국화는 꼭지째 말라 떨어진다. 매화에는 매실이 달려도 국화엔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 열매가 달리는 식물은 종자로 번식하고, 열매가 없는 것은 뿌리째 심어 새싹을 틔운다. 두꺼운 동백잎은 그 두께로 추위를 견뎌내지만, 후드득 빗방울 소리를 받아내는 오동잎은 제일 먼저 시들어 가을 소식을 알린다. 작은 잎이 모여 큰 나무를 이루고, 바닥을 기며 넝쿨로 자라지만 수박이나 참외는 열매가 큼지막하다. 모란과 작약은 꽃이 어여쁘나 열매가 없다. 꽃이 작은 대추나 오얏, 살구, 배, 사과에는 맛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다.

이장선위(易長先萎), 쉽게 쑥쑥 자라는 것이 제일 먼저 시든다. 만취득수(晩翠得壽), 송백(松柏)처럼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아야 수명이 오래간다. 잘나간다고 호기를 부리다가 제 먼저 고꾸라진다. 시련 속의 푸름에서 천년을 버티는 힘이 나온다. 나는 꽃잎으로 흩날릴까? 떨기째 마를까? 나는 오동이 될까? 동백이 될까? 꽃이 예뻤으니 열매는 포기할까? 바닥을 기더라도 큰 열매를 맺을까? 작은 잎을 모아 큰 나무로 성장할까? 그는 결국 정원의 화훼와 나무를 말하면서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었구나.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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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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