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난다. 창자를 한 장 뼘씩이나 잘라내고서야 되살아난 나는 지금 무엇 하고 있는가?
내가 왜? 어떻게 다시 살아났을까? 아들 내외와 딸 내외와 손자와 손녀들이 마음을 모은 그 기도가 하늘에 닿아 되살아났다면 반드시 그 뜻을 헤아려 맞갖은 삶을 살아야 하리라고 생각되는 순간 소스라친다.
생각이 뾰족해지면서 닿아간다. 그렇다. 그 뜻을 알아서 실행해야겠다.
앞으로의 내 생활은 그에 맞갖은 삶, 곧 주님이 나를 지어낸 까닭을 깨쳐서 내 혼을 맑게, 몸의 마디마디를 새로이 다듬어 말과 행실을 조물주의 참뜻에 따라 살면서 찬미와 감사를 드려야 하리라.
아들딸 내외와 손자와 손녀들의 효심을 반겨서 그들에게 보람을 안겨주어야 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마지막 삶을 살아야 한다고, 내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어야 한다고 귀띔해 주시는 오늘, 이 아침, 사무치게 새겼으니, 앞으로의 내 삶을 그 길을 따라 살리라 다짐한다.
나에게 주신 병, 癌(암)이라는 내 육신의 일면도 내 삶에서의 하느님의 작품, 이 또한 감사히 순응하리라.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