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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지지(知止止止)

지지지지(知止止止)는  그침을 알아 그칠 데 그친다는 말이다.  지지(知止)는 노자의 '도덕경' 44장에 나온다. "족함 알면 욕 되잖고, 그침 알면 위태롭지 않다. 오래갈 수가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32장에는 "처음 만들어지면 이름이 있다. 이름이 나면 그칠 줄 알아야 한다. 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所以不殆)"라고 했다.

 

고구려 을지문덕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는 이렇다. "기찬 책략 천문 꿰뚫고, 묘한 계산 지리 다했네. 싸움 이겨 공이 높으니, 족함 알아 그만두게나(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제4구는 피차간에 '도덕경'을 읽었다는 전제 아래 꺼낸 말이다. "그만 까불고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다친다." 을지문덕이 우중문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정확하게 이런 것이다. 상대를 치켜세우는 척하면서 은근히 부아를 돋웠다. 우중문은 이러한 심리전에 휘말려 살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다.

 

고려 때 이규보는 자신의  당호를 지지헌(止止軒)으로 지었다.  지지(止止)는 '주역' 간괘(艮卦) 초일(初一)에서 "그칠 곳에 그치니 안이 밝아 허물이 없다(止于止, 內明無咎)"고 한 데서 나왔다. 이규보는 "지지라는 말은 그칠 곳을 알아 그치는 것이다. 그치지 말아야 할 데서 그치면 지지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말한다. 범이나 이무기는 산속이나 굴 속에 있어야 지지다. 범이 산속에 안 있고 도심에 출몰하면 사람들은 재앙으로 여겨 이를 해친다. 엊그제도 도심에 뛰어든 멧돼지가 총에 맞아 죽었다.

 

늘 '이번만', '한 번만', '나만은'이 문제다. 이미 도를 넘었는데 여태 아무 일 없었으니 이번에도 괜찮겠지 방심하다가 큰 코를 다친다. 그침을 아는 지지(知止)도 중요하지만, 이를 즉각 실행에 옮기는 지지(止止)가 더 중요하다. 그칠 수 있을 때 그쳐야지, 나중에는 그치고 싶어도 그칠 수가 없다. 그쳐서는 안 될 때 그쳐도 안 된다. 사람은 자리를 잘 가려야 한다.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지지(止止)다. 떠나야 할 자리에 주저물러 앉아 있으면 결국 추하게 쫓겨난다. 그런데 그 분간이 참 어렵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결국 이 분간을 잘 세우기 위해서다. 있어야 할 자리, 나만의 자리는 어딘가? 지금 선 이 자리는 제자리인가?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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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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