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직물을 만들기 이전부터 주술(呪術)적 목적, 사물의 구분, 미적인 표현 등을 위해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옷은 입게 된 후에도 신분이나 직업을 구별하거나,
멋을 내기 위해, 세균 방지 등의 이유로 염료를 이용한 염색을 하게 되었다. 염료 가운데는 세균을 방지하거나 약효를 갖는 것도 많다. 삼국시대에는 관등과 신분에 따라 옷색을 다르게 했다. 고구려의 경우는 왕은 흰 실크로 만든 모자(白羅冠), 그 다음은 푸른 실크로 만든 모자(靑羅冠), 그 다음은 붉은 실크로 만든 모자(緋羅冠)를 썼다. 신라의 경우 진골이 차지하는 5위 이상 관등의 옷 색깔은 자주색(紫), 9위 이상은 붉은색(緋), 11위 이상은 청색(靑), 17위 이상은 황색(黃)을 사용했다. 백제도 자주색, 붉은색, 청색을, 발해는 자주색, 붉은색, 녹색으로 관등에 따라 옷 색깔에 차별을 두었다. 옷 색깔을 통해 신분의 높낮이를 구분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하고자 했던 것이다. 가장 고귀한 색은 자주색인데, 자주색은 안료를 구하기가 어려운 탓에 귀하고 값이 비쌌다. 반면 황색은 삼국시대에는 귀한 색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황색(특히 자황색)이 7세기 당나라 이후 중국 황제의 일상복의 색으로 채택되었다. 648년 신라에서 당나라 관리의 복식 제도를 받아들이면서, 황색에 대한 관념이 변하기 시작했다. 834년 흥덕왕(興德王)은 복식금제령(服飾禁制令)을 발표하면서 진골 여성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황색(赭黃色- 붉은 빛이 나는 노란색)을 금하게 했다. 이는 신라 왕실에서 자황색 옷을 입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