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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90%는 먹어서 생기는 병
미 코넬대 조엘 펄먼박사는 ‘의사들의 의사’로 불린다. 펄먼 박사는 비만·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겪는 미국인 수 만 명을 음식만으로 치료한 의사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 기적의 밥상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 등은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현재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펄먼 박사가 지난 6월 16일 한국에 왔다. 그의 강연을 직접 듣고자 하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서다. 17일부터 24일까지 전국 5대 도시 강연에 앞서 베지닥터 회원들이 그와 만났다.
베지닥터는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들의 모임으로, 지난 5월 창립총회 때 펄먼 박사가 축하메시지 영상을 보내 주기도 했다.
베지닥터의 회원이자 한국 의료영양학계의 권위자인 전북대 의대 의학영양치료학과 조백환 교수가 독자들을 대표해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 펄먼 박사는 스케이팅 국가 대표로 활동하다 얻은 다리 염증을 식사요법으로 치료했다. 당시 발목 절단이라는 의사의 처방 대신 식이요법을 선택한 계기는?
“약 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식사요법으로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걸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음식치료로 질병을 이겨 낸 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약이 아닌 식사만으로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 ‘뉴트리테리언(nutritarian)’이라는 개념은 다소 생소하다.
“양질의 영양소를 챙겨 먹어 자신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사람이 뉴트리테리언이다. 채식을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채식주의자(vegetarian)와는 개념이 다르다.
채식주의는 어떤 측면에서는 좋은 영양소 섭취를 의미하지만 좋지 않은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나는 채식이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화기 손상이나 크론병 등 일부 희귀병 때문에 더 농축된 단백질과 지방이 필요한 사람이 아주 드물게 있다. 임상 경험 100~1000명 중 한 명 꼴로 동물성 식품이 일정량 필요한 사람도 있다.
채식 위주의 양질의 영양소를 챙겨 먹고, 유해한 동물성·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줄여 몸을 최상의 상태로 디자인하는 뉴트리테리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은 불과 몇십 년 사이 당뇨병과 암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식생활과 연관 있다고 보는가?
“현재 한국인은 음식의 42%를 정제된 곡물로 섭취한다. 쌀밥도 정제된 흰쌀로 먹는 사람이 27%라고 들었다. 정제된 곡물은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위험 식품이다.
흰쌀뿐 아니라 흰 밀가루, 흰 감자 모두 좋지 않다. 현미·통밀·통감자 등으로 바꿔야 한다. 소금 섭취도 문제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13.5g의 소금을 섭취하더라.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은 5g 이하다. 엄청나게 많은 소금을 섭취하는 거다. 한국 음식이 웰빙 음식처럼 보이지만 나물·국·찌개의 소금 첨가량을 반 이하로 낮추지 않으면 진정한 웰빙 음식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 늘어난 육류 소비도 문제다.
“육류의 지방은 혈관을 노화시킨다. 세포의 사멸도 촉진한다.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불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지방뿐 아니라 단백질이 문제라는 게 학계의 이슈다.
비교적 좋은 단백질이라 여겨졌던 흰살 육류도 그 안에 든 IGF-1이라는 성장호르몬이 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 위험을 높인다.”
- 그렇다면 어떤 식품을 추천해 줄 수 있나?
“콩만큼 완전한 식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콩은 기본적으로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면서도 포만감을 준다. 장을 청소하는 섬유소도 풍부하다.
천천히 소화되고 포화지방은 없다. 콩에 든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는 완전히 다른 기전으로 몸에 작용한다. 동물성 단백질은 IGF-1 호르몬을 증가 시키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다량 섭취해도 그런 작용이 없다.
각종 암을 예방하고 몸을 건강하게 한다. 단 콩을 가공 처리한 두유나 정제된 콩 단백질만 다량 섭취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콩 그대로를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한다. 이외에도 녹색채소·양파·버섯·베리류·씨앗류를 추천한다.
나는 끼니마다 이 다섯 가지를 무조건 포함시켜 먹는다. 채식주의자가 일반인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씨앗류를 챙겨 먹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오래 산다는 보고가 있었다.”
- 채식으로 바꿔 보려 하지만 기운도 없고 이상증상만 생긴다는 사람도 많다.
“육식을 하던 사람이 채식으로 전환할 때 가장 많이 느끼는 증상은 해독반응이다. 정화·해독 과정이 몸 안에서 격렬히 진행되는데, 몸이 적응하는 단계에서 피곤하고 속이 쓰리고 졸리고 두통이 생긴다. 금연 시 금단 증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고염식에 적응된 신장이 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부피가 줄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평균 3~4주가 고비다. 그 기간만 어떻게든 견디면 그 뒤부터는 몸이 훨씬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콩 섭취 시 처음에는 가스도 많이 나오는데, 최대한 천천히 씹어 공기가 덜 들어가도록 하면 가스 배출량도 서서히 줄 것이다. 배고픔을 느끼는 사람은 견과류를 먹으면 허기가 가라앉는다.”
- 음식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려면?
“유전으로 생기는 질병은 5% 내외다. 90%는 자신이 먹는 대로 생기는 질병이다. 건강한 음식을 골라 먹으면 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설사 만성질환에 걸렸더라도 약 대신 음식으로 치료해야 부작용이 없다. 나는 적어도 성인 당뇨는 100% 약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생활의 지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