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방앗간 같은 데서 담장에 기대인 수레바퀴를 간혹 볼 때가 있다. 무엇을 싣고 어디를 다니다가 이제 저렇게 짝도 잃고 담장에 비스듬히 기대어 찬 가을 햇볕에 나머지 뼈를 말리고 있는가. 수레의 바퀴는 우리 생애의 상징으로 맞춤이다. 멈추는 순간 넘어진다. 사랑도 그러하다고 이 시는 말한다. 쉬면 넘어지고 녹슬어 버린다. 앞 뒤의 둥그런 원 위에 앉아 서로 고개를 젖혀 입맞춤하며 달리던 기억들…. 그것도 6월에서 9월로 갔다니 에로틱하기도 해라. 하나 이제 체인이 빠지고 안장이 뜯어진 고장난 자전거가 됐다. 그것으로 지나간 삶과 사랑을 쓸쓸히 기념할 때 나도 내 사랑의 안장을 짚어본다. 지금은 11월이니 나는 사랑이 11월 같은 거라고 노래하겠다. 위아래 뻥 뚫린 사랑. 그래서 어쩌면 시원하고 개운한, 게다가 넓기까지도 한 사랑의 포대자루!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