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힐라리아’! 내 육신의 반려자, 내 영혼의 반려자, 당신이 마지막 입원을 앞두고 당신 영혼의 영원한 삶을 간구하며 드리던 미사에서 쓰던 미사포를 영원히 하느님께 바치리라.
마른나무같이 야윈 육신을 끌어, 비척거리며 찾은 하느님 성전에서 당신이 봉헌한 예물과 받아 모신 성체를 나 또한 그때의 그 성체를 받아 모시며 하나 되어 하늘나라에서 당신 ‘힐라리아’를 맞을 것이다. 이 땅에서 달고 살았던 거추장스러운 의료 기구를 말끔히 털어 내고 자유로이, 영원한 삶을 누리시오.
‘강 힐라리아’. 당신은 아쉬움도 미련도 없어졌으리라 굳게 믿소. 당신을 위해, 당신을 만날 때까지, 내 영혼의 불꽃을 태우리다. 힐라리오. /외통-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