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당신을 극락에 보낸다고 절간에 갔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나 홀로 동네 가게에 어슬렁어슬렁 가보니 오늘따라 쉬는 날이었소. 집에서 먹으려다가 문득 생각이 바뀌었소. 이것이 당신이 나에게 주는 절호의 영양 보충 기회로 여겼지요. 모처럼 전철로 천호동엘 갔는데, 거기가 바로 현대백화점 아래라 서슴지 않고 식당가로 올라가서 삼계탕집엘 가지 않았겠소.
혼자라서 들어가기를 머뭇거리다가 안에 들어갔지만, 뒷머리가 몹시 근질거렸지, 뭐예요.
아무리 둘러보아도 홀로 앉아있는 사람은 나뿐인데, 처량한 생각도 들고 당신 생각이 나면서 또 목이 막혀왔지요.
닭에 엉킨 온갖 생각과 상념이 당신과 함께 들락거리면서 번득이는구려. 닭죽, 남한산성, 십여 년 전에 우리가 사는 지금 동네로 이사 왔을 때 치킨집이 새로 생겼는데 조카들과 함께 드나들던 그때, 그렇게 많은 추억거리를 남겨두고 추운 ‘만석 공원묘지’에 누워있는 당신을 생각하니 가슴이 꽉 막혀서 먹을 수가 없었소.
우두커니 앉아있으려니 당신이 앞에 와 앉아서 껍데기 먹지 마라, 날개 먹지 마라, 뼈다귀 목에 걸리리다, 조잘조잘 들리다가 뚝 끊어졌소. 환상이었소.
말리는 당신의 손이 내게 와 닿질 않았어요. 쳐다보는 이도 없고 오직, 오직 나 하나뿐인 홀로의 시간이었소.
병석에서나마 숨이라도 쉬고 있었던 그 시간, 시간이 그렇게 아쉽구려. 여보! 좀 나타나구려. 제발. 제발. 제발…. /외통-